새벽시간, 알람이 울린다.
이 시간에 오는 알람이라면 안전문자가 대부분.
역시나, .
호우 경보가 내렸다.

새벽시간에 문자를 받고 깼으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만 한데.
그 시간에 문자를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
원래 4시면 기상이니 그럴 수도 있지만,
요즘 가뭄이 워낙 심하다 보니, 비가 반가웠나 보다.
듣는것과 보는것.
너무 당연하겠지만, 듣는것과 보는 것은 사람에게 가져다 주는 강도가 다르다.
'비가 오지 않아 산간지방, 농어촌 지역에서는 급수 문제가 많습니다.
작물에 비해도 우려됩니다.' 라는 뉴스를 볼때면
'참 안됐다. 어쩌냐' 정도로 끝난다.
근데 실제 겪어보면 말이 달라진다.
시골 부모님 집에 왔는데, 어머니께서 연신 수돗물을 들고 나르신다.
여든이 다 되어가는 노모가 수도로 물을 뿌리는데 이럴 일인가? 싶다.
날도 더운데 그냥 쉬시면 안되나? 싶지만, 이분들은 이게 생업이다.
양수기를 좀 봐달라신다.
어머니 집은 지하수를 퍼 올려 1천리터짜리 물탱크에 넣어 두는데 양수기가 고장나서 되질 않는단다.
양수기를 돌려보니 소리가 나긴 한다.
뭐가 이상할까? 싶어 동네 모터 수리점으로 향한다.
"모터가 노후 되어서 주요 부품을 교환했지만 물길을 뺐겼을 수도 있습니다. " 라신다.
아버지 돌아가신 후 시골 집을 꽤나 비워뒀으니, 물을 쓰지 않았을 거고
요즘 처럼 비가 안오는 날들이 많아지면, 물을 계속 쓰는 곳에서 물길을 가져가버려서,
우리 집은 안나올 수도 있다는 것.
마음이 바빠진다.
샘 팠던 기술자에게도 연락을 하고, 새 모터도 알아본다.
비가 안오는 걸, 직접 체감해 보니, 다가오는 무게가 다르다.
인생은 마음먹기 나름.
다행히 물은 마르지 않았다.
다만 양수기는 고장나서 새걸로 바꿨다.
모터센터를 몇번을 왔다갔다 했는지 원.
그 와중에 비가 내린다.
평소라면 "좀있다 하자!" 라고 말하면서 쉬었지만.
왠지 비가 싫지 않다. 그냥 맞았다.
저녁 시간,
어머니 생신파티를 하다가 물을 가지러 부엌에 들어갔는데, 빗소리가 요란하다.
오 .좋다.
그 와중에 받는 새벽 호우경보 문자.
왠지 반갑다.
하루 와 있는 내가이렇게 반가울진데, 여기 사시는 분은 얼마나 반가우셨으랴.
서울에 있었다면
"무슨 새벽 세시에 문자냐, 공무원들 일 쉽게 하네" 라든가
"아우. 호우경보라니, 비좀 그만왔으면" 이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진짜 마음먹기 나름이다.
좋은 면이 있으면 나쁜면이 있다.
나쁜 일에는 나쁜일만 있는게 아니더라.
나쁜일이 있으면 그 이면에 어떤 좋은 일이 있을 지 생각해 보자.
분명히 한두개는 좋은게 있을꺼다.
인생, 거 진짜 마음먹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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