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쵸봡!

저녁 6시 14분 아내의 카톡 메시지가 하나 왔다. 길지 않게 연어쵸봡! 딱 한단어.
해 놨으니 와서 먹으라는 이야기다.
지금 안오면 없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마음이 약간 급해진다.

도서관으로 고고!
어제는 간만에 마음의 여유가 있는 하루였다.
9월에 들어오며 정신없는 나날의 시작이었다.
A사와 함께 AX School for Marketing 과정에서 2일짜리 강의를 하기 시작했고,
B사와 함께 GS가 운영하는 K뉴딜의 10일짜리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아직 교안도 만들지 못한 과정이라는 점이었다.
교안은 커녕 컨텐츠도 내가 전문가가 아닌 과정이랄까. .
A사가 요구한 마케팅 과정은 이미 10년 전 그 일을 그만두었으니, 지식은 고사하고
마케팅이라는 특성상, 그리고 요즘 AI라는 특성상 엄청 내용이 바뀌었을꺼다.
B사가 요구한 AI과정은 어차피 내가 공부해야 할 AI기능이긴 했지만, 사용하는 AI가 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platform이다.
거기에 강사가 두명이라 같은 내용을 가르쳐야 하는데, 컨센서스 미팅부터 교안 작성, 교안리뷰까지 ..Daily 과정별로 진행이 되어야 했다. 문제는 다들 바쁘니, 다음날 강의할 내용이 그 전날에야 리뷰가 되어 나오니
맨날 쪽대본 받고 강의하는 연기자들이 이런 느낌인가.. 싶더라.
그래서 사실 월~목, 8시간 강의가 있는 매일매일 이번주 주말 3일, 강의가 없는 날만 보고 살았다.
왠걸, 목요일 오후에 보니, 토요일에도 오후 내도록 해야 하는 워크샵이 있고, 일요일에는 아침부터 온라인 강의 하나, 그이후로는 풀데이로 AI 워크샵이 잡혀있다.
원래 계획은 금요일 하루는 쉬고, 토요일, 일요일은 남은 AI과정.. 개발과 교안을 작업하려 했는데, .. 텄다.
금요일에 최대한 다 해 놔야겠구나.
방법이 없다. 도서관에 가자.
집중이 될듯, 안될듯. 피곤하다.
해야 하는건 명확한데, 집중이 될듯 안될듯 , 되는듯 안되는듯 하다.
토.일 일이 다 있는걸 알면서도 왠지 여유를 부리고 싶어진달까.
마음이 흐트러질때면
지난주에.. 쪽대본을 받을때의 그 마음이 어땠었는지.를 생각하며 다잡는다.
최근에 매일 강의 준비한다고 운동을 잘 못했더니 몸도 영 뻐근하다.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7시가 되어간다.
도서관 온지 10시간이 넘었구나.
가끔, 이렇게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면 마음이 뿌듯하다.
돈을 버는 보람.
그렇게 집에 가려고 이동하며 휴대폰을 보는데
아내의 문자가 와 있다.
연어초밥을 해 놨으니 얼른 오라는거.
유난히 연어초밥을 좋아하는 아들들이라,
작년에 한접시 1600원 초밥집에 갔는데 100접시를 먹어치우는 먹성들이라. (물론 둘이 합쳐서)
그럴 바에야 아내가 좀 고생해서 초밥을 만들어 주자고 했다.
그렇게 지난주 첫째 아들의 생일날 1kg을 먹었는데, 여전히 먹고 싶대서 다시 1kg을 주문했다.
아니, 연어만으로 1kg을 먹는게 아니고, 밥도 같이 해서 먹는데 한끼에 두 아들이 1kg을 먹는다니.
아무리 집에서 하다 보니 밥 양을 줄여서 한다고 하더라도, 연어양만큼은 들어갈텐데,
한끼에 1킬로를 먹는다니 .. 아놔.
아내가 쵸밥!! 이라고 한것도,
'지금 안오면 애들이 다 먹어~' 라고 하는 말인거다.
나도 연어초밥을 싫어하지 않기에
또 그도 그럴듯이 애들이 워낙 좋아하니, 아내의 초밥 만드는 솜씨도 꽤 늘어서 (그 반대인가? 아내가 초밥을 잘 만들어서 애들이 잘 먹을수도??ㅎㅎ)
어쨌든 열심히 자전거 페달질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쑥 올라간다.
이런게 돈버는 보람이지 뭐
10여년 전, 첫째 둘째를 데리고 처음 치킨집을 갔을때 (어딘지도 기억한다. 동탄 능동의 치킨뱅이 였다)
뼈를 잘 발라 먹지 못하는 첫째와 달리, 다섯살인가 밖에 안된 둘째아들이 야무지게 치킨을 발라먹는 모습에
"아, 이게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구나" 싶었다.
생각해 보니,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보다는 돈버는 보람이다. 싶었다.
내 논에 물들어가는 것과 자식입에 먹을것 들어가는 것처럼 아깝지 않은게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요즘 친구들한테 이 말 하면 뭔말이여? 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보람차다는 이야기겄지.
일을 하는 이유, 그리고 보람.
결국,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와, 거기서 오는 보람이 있어야 지속할 수 있다.
단순히 생각하면 "돈"이지만, 그 돈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거냐 생각을 해보면 어느정도 나온다.
그리고 내가 언제 어떻게 돈을 쓸때, 시간을 쓸때 나다움을 느꼈는지, 내 존재감이 뿜뿜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 방향성을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내가 생각하는 "비전캠퍼스"의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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